Simple Life






셋째날.

열두시가 다 되어서 어슬렁 어슬렁 나온다.






여행 중 날씨가 가장 좋은 날이다.














잘 몰랐는데 숙소 근처가,






한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가 보더라.






아점은 역시나 유명하다는 교토ㄱㅊ규






어제에 이어 오늘도 소고기 음식.






맛이 없진 않지만,

나는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걸로.






소고기 먹었으니 소 보러 동물원에서 소화 시키기로 한다.






하마도 보고,






기린도 보고,






얼룩말도 보고,






하이에나도 보고,






이름모를 쥐들도 보고,






어젯밤 늦게까지 술먹고 들어온 남편 뒤에서 눈 야리는 마누라 사자도 보고,






그 옆에 있던 사자 처제도 보고,






꾹꾹이 준비 중인 냥이도 보고,






푸마도 보고,






하늘만 바라보던 불쌍한 독수리도 보고,






두 손 곱게 포개고 있는 늑대도 보고,






가오갤 로켓도 보면서 전반전 끝.






목이 말라 시원한 밀크티를 자판기에서 골랐는데 아주 따뜻한 밀크티 나오는 센스.






다리 아프니 기분 다운되서 당 채우는 두 분.






후반전 시작.






펭귄도 보고,






호삼이 숨소리 내던 염소도 보고,






박쥐도 보고,






올빼미도 보고,






팬더도 보고,






바다 사자도 보고,






비싼 장어가지고 장난치는 물개도 보고,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을 꿈꾸는 두마리의 조류도 보고,






마지막으로 시저도 보면서 동물원 마무리.










동물원땡 하시는 두 분.






우메다로 이동 후,






공중정원 방문.

오늘도 역시나 주유패스가 우리를 쓰고 있지.






그래도 어제 야경보다는 나은 걸로 만족한다.






어쩌다보니 일몰시간에 맞춰서 방문했다.






뭔가 찡한 메모도 보이고.






무언가 애절한 메모도 보인다.






실내에서 다 봤으니 이제 야외로 이동.






아름다운 야경을 가장 열심히 준비하는 사람은 역시 야근자들이지.


















야경 다 봤으니까 이제 저녁 먹으러 가자.






이번 여행의 식당은 확인 안되면 꺼려하는 친구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맛 없어도 유명하지 않은 집 가는 나의 여행스타일과 정반대지만,






덕분에 미슐랭 가이드에도 소개된 집도 방문해 본다.






나 같은 경우에는 네이버 포스팅은 메뉴판과 가게 분위기 참조용으로 본다.

그들의 글들은 철저히 무시하는데 한국사람 특유의 집단의식에서 나온 음식평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맛있으면 나도 맛있어야 되고 맛없으면 안되는 그런거.

그래서 요즘은 아예 포스팅할 때 가게 상호명을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차라리 구글 리뷰를 챙겨보라고 하고 싶다.

거기에는 한국인은 물론이고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본인들의 호불호를 남기고,

그들의 불호가 많다면 충분히 거를 이유가 있을테니까 말이다.






웨이팅 시간이 좀 있지만,






일본인들의 식사 스타일상 회전이  빠르므로 한시간은 넘기지 않는다.






대신 조리시간이 꽤 오래 걸리는 건 단점.

메뉴 나오기 전에 맥주 한 잔과 하이볼 한 잔 먹을 정도.






야끼소바가 가장 먼저 나온다.

그래도 기다린 보람이 있는지 맛이 없지는 않다.






산토리 하이볼보다 저렴한 짐빔 하이볼도 마셔보고,






두번째는 네기야끼,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코노미야키가 바로 나온다.

배 부르게 먹고,

근처 슈퍼에서 한국에 가져갈 것들을 사면서,






몰래 장바구니에 신라면 넣었는데 확인도 안하고 계산한 친구 덕에,






맥주에 후레이크 가득한 신라면 한사발 하면서 마지막 밤을 보낸다.

셋째날 끝.